THE NET 1995 본문
오늘은 영화 한 편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그것도 이제 20년이 다 되어가는 오래된 영화입니다. 제목은 THE NET입니다. 1995년도에 개봉했던 영화죠. 저는 지금까지 이 영화를 5회 정도 본 것 같네요. 강의의 소재로도 많이 활용을 했습니다. 제가 왜 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가? 궁금하죠? 정보화의 역기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 중에서도 이 영화는 손꼽을 만한 작품이라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요즘 IT 분야에서 아주 HOT 한 이슈들의 절반은 보안문제죠? IT 강국이라 하는 대한민국도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 작년(저는 개인적으로 3.20 인터넷 테러가 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부터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 영화는 20여년 전에 오늘날 언급되는 현대 사회의 정보화의 역기능으로 인한 문제점을 너무나 잘 지적을 해 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대략 알아야 다음 이야기를 진행하기가 쉬워지겠죠? 간략히 줄거리를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주인공인 안젤라 베넷("산드라 블록"분)은 재택근무로 프로그램 테스트 하는 일을 합니다 프로그램 테스터 치고는 컴퓨터에 대해 너무 잘 알죠. 그녀는 외부와의 왕래도 없이 오로지 사이버 채팅과 택배(FedEx)로 일을 처리합니다.
하루는 회사 동료로부터 인터넷 통신용 프로그램이 담긴 디스켓을 받습니다. "모짜르트의 유령"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인데, 연주회(Concert) 항목을 클릭하면 주요기관의 비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이상한 아이콘("ㅠ" 형태)이 화면 오른쪽 아래 나타나는데. 뭔가 프로그램이 잘못 입력된 것이므로 "디버깅"의 필요가 있어 소프트웨어 회사의 동료가 그녀에게 보내온 것입니다.
안젤라가 모처럼의 멕시코로 휴가를 즐기기로 한 날, 안젤라에게 일을 부탁하고 그녀를 찾아오던 회사 동료는 의문의 추락사를 당하게 되고, LA공항에서도 컴퓨터 고장으로 모든 이착륙이 중지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아직까지 그녀는 이 모든 것이 계획된 범죄라는 것도 알지 못하고 자신에게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감지를 못하고 있죠. 휴가차 오게된 멕시코에서 그녀는 잭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미 자신의 대화를 통해서 그녀가 바라던 남자의 모습으로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을 모르는 안젤라.
잭과 함께 해변을 거닐던 안젤라는 괴한에게 핸드백을 탈취당하게 되고, 잭은 그 괴한을 쫓았으나. 괴한을 뒤쫓던 잭이 괴한에게서 디스켓을 빼앗은 후 그를 소음총으로 처치합니다. 사실, 그 괴한은 잭이 문제의 디스켓을 안젤라로부터 빼앗기 위해 고용한 사람이었습니다.
< 이하 줄거리 생략 >
줄거리를 여기서 다 말하면 영화가 재미가 없겠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것은 오늘날 사회적인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내용을 1995년 당시에 영화의 소재로 담을 수 있었다는 것을 보면 작가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얼마나 뛰어나다는 것과 정보를 힘있는 개인이 점유하게 되고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게 되었을 때, 곧 정보화의 역기능이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을 인지하고 영화를 통해서 알리고자 했던 것은 단순히 재미와 흥미가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마지막까지 시선을 때기 힘들 정도로 충분히 재미도 있습니다.
이 영화를 재미 있게 보는 방법을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방법은 20년전 제가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해서 인터넷에 푹 빠지기 시작할 무렵(당시 국내에는 접속이란 영화가 유행했던 것 같네요) 남들은 인터넷이 아직 뭔지 잘 모르던 시기에 모뎀으로 PPP 프로토콜을 통해서 TCP/IP에 접속해서 인터넷에 연결하던 그 시기였죠. 그 방법은 그때의 사회 현상을 하나씩 떠올려 보면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입니다. 제가 보면서 떠 올렸던 장면은
모토로라 스타택 휴대폰이 인기가 최고였다. 그런데 지금 그 모토로라라는 기업은 없어졌다.
사라진 3.5" 디스켓. 휴대용 저장 장치로 학기 초가 되면 리포트 제출을 위해 한 통을 구입했었는데 그나마 요즘은 USB 메모리가 대신하고 있고, 그것도 Public Cloud가 대중화되는 지금은 사용도 안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참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것 말고도 영화를 보면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바뀌지 않은 것도 있다. 그것은 바로 TCP/IP라는 인터넷 표준 프로토콜이다. 당시에도 PPP를 통해서 결국은 TCP/IP 기반으로 인터넷에 접속을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이더넷 혹은 무선랜 환경을 통해서 손 쉽게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의 표준 프로토콜이 TCP/IP란 것이다. 아마 이 TCP/IP가 1974년도에 개발된 기술이라면 놀라지 않을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당시의 기술이 아직도 사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이 프로토콜이 전 세계인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사용하게 되는 표준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때문에 보안을 염두 하지 않고 설계가 되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안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네트워크에 관심을 조금만 가진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3Way Handshake이다.
더 깊이 이야기하게 되면 주제와 벗어나게 될 것 같아서 삼천포로 빠지기 전에 원래 하고자 했던 이야기로 돌아오고자 한다. 이 사람이 누구인가?
애드워드 조지프 스노든이다. 그가 누구인가 CIA와 NSA라는 미국 주요정보 기관을 거쳤던 인물이나 작년에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처럼 폭로로 인해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은 어디에 있으려나?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권력이 정보를 쥐게 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이다. 오늘날 모든 것이 컴퓨터 속에 있다. 누군가 권력이 그것을 쥐고 장난을 치게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작년에 국내에도 유령이란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과 같다.
항공, GPS, 철도, 전기, 주가, 건물, 은행계좌, 병원기록, 신상정보를 가지고 장난을 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영화가 만들어졌던 시기보다 오늘날에는 더 많은 것들을 컴퓨터에 담아두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편리함만을 쫓다 그 뒤에 숨어 있는 어두운 면을 바라보지 못하고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어두운 면을 살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의 태생이 보안이 취약하다고 한다면 관리나 통제를 통해서 보안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영화를 보고 조금이나마 정보화의 어두운 면을 바라보게 되고 또 이를 통해서 보안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시간들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